Vehicle to Grid

내 전기차가 움직이는 발전소가 된다면? V2G는 'Vehicle-to-Grid'의 줄임말로, 단어 그대로 '자동차에서 전력망으로' 전기를 보낸다는 의미이다.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,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'움직이는 에너지 저장 장치(ESS)'처럼 활용하는 기술이다.

쉽게 말해, 전기차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(예: 밤새 주차해 놓을 때)에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집이나 전력망에 다시 보내 전력 공급을 돕고, 전기 요금이 쌀 때 다시 충전하는 방식이다.

V2G의 핵심은 '양방향 충전' 기술이다.

  • 충전 (Grid-to-Vehicle): 기존의 전기차 충전과 같다. 전력망으로부터 전기를 받아 전기차 배터리를 채운다. 주로 전기 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이루어진다.
  • 방전 (Vehicle-to-Grid): V2G의 핵심 기능이다.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력망에 부하가 걸리는 피크 타임(예: 여름철 오후)에,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으로 역전송한다. 이를 통해 전력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게 된다.

이 모든 과정은 전력망의 상태와 전기 요금 변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스마트 충전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제어된다. 운전자는 다음 날 운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량을 설정해두기만 하면, 나머지는 시스템이 알아서 똑똑하게 운영한다.

V2G 기술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.

  • 전력망 안정화: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간에 수많은 전기차가 동시에 전력을 공급해주면, 예비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할 필요가 줄어들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. 이는 대규모 정전(블랙아웃)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.
  • 신재생에너지 효율 증대: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하다는 단점이 있다. V2G는 잉여 발전량을 전기차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여,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.
  • 경제적 이익: 전기차 소유자는 전기 요금이 쌀 때 충전하고 비쌀 때 전기를 되팔아(역송전)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. 이는 전기차 충전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.
  • 가정용 비상 전원: 정전이 발생했을 때, 전기차를 거대한 보조 배터리처럼 활용하여 가정에 필요한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. (이는 V2H, Vehicle-to-Home 기술에 해당한다.)